APP下载

한국어의 복수표지 ‘들’에대한 연구*

2017-03-07邹爱芳扬州大学

韩国语教学与研究 2017年4期
关键词:扬州资助大学

|邹爱芳| 扬州大学|

1.서론

한국어의 복수표지가 불규칙적이고 자의적이며 때로는 모순되는 양상을 종종 발견할 수있다 .‘들’은 고유명사를 제외한 보통명사에두루 결합하여 복수 형태를 이루는데,그 분포가 매우 광범위하다.

한국어에서 ‘사 람’이라는 단수 명사와 그 복수 형태 ‘사 람들’이 실제로 구분되지만 문법적인 차이점을 드러내지 못할 뿐더러 단수 형태가 복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한국어는 단수와 복수 의미가 같은 형태로 표시될 수 있다 .무표형의 명사는 원칙적으로 단수나 복수를 다 의미할 수 있으나 유표형은 복수 의미만을 나타낸다.

(1) ㄱ.학생이 운동을 한다.ㄴ.학생들이 운동을 한다.

위의 예문에서( 1ㄱ ) 의 무표명사 ‘학 생’은단독 혹은 여러 명이라는 단수 및 복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반면 ,(1ㄴ)의 유표명사‘학 생들’은 복수 의미만을 가리킨다. 전통적으로 한국어에서는 무표 복수형이 자연스럽고,두 형식의 의미는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간주하기 때문에 ,‘들’은 수의적이고 , 단수·복수의미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다루어져 왔다 . 그러나 (1ㄱ)의 무표형의 복수 개념과 (1ㄴ)의 유표형의 복수 개념은 전혀 다른개념적 바탕에 기초한다.

(2) ㄱ.근래 잘들 있었는가? 다들 공부는 열심히들 했겠제?

ㄴ. 한심해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요모양요꼴이야 허세들 부리다가.

ㄷ.다들 내색은 못하지만 뒤에서들 지멋대루 까불구들 있어.(1)

위의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2)에서의‘들’의 쓰임은 예문 (1)과 너무 다른 양상을보이고 있다 . 예문 (2)의 ‘들’은 보조사로 부사어나 문장의 끝에 붙거나 명사의 뒤나 조사의 뒤에 쓰이기도 한다 .하여 예문 (1)과 예문 (2)에 서 제시한 복수표지 ‘들’은 분명히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어의 ‘들’이 명사형뿐만 아니라 부사나 어미 등 명사 이외의 요소와 결합하는 것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지금까지 한국어의 복수와 복수표지에 관한 논의가많으나 어느 한 특정한 측면에 국한한 연구가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들’에 대한 선행연구의 쟁점을 검토하여 복수표지 ‘들’의 유표형 양상 ,‘들’의 의미 기능 ,그리고‘들’의 문법범주를 분석하고 규명할 것이다.이런 작업을 통해 복수표지 ‘들’에 대한 전반적인 모습을 재인식하고 복수표지 ‘들’이 가지는 특성을 재확립하고자 한다.

2. 무표 복수형과 ‘들’ 복수형

한국어에서 ‘들’의 복수형은 영어와 달리 무표형으로 단수와 복수를 나타낼 수 있다.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문제는 단수형으로 표시되는 복수 ,즉 무표 복수형은 ‘들 ’복수형과의미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임홍빈 (2000), 백미현(2002),Kwak(2003),전영철 (2004) 은 ‘들’이 개별화 혹은 개체화의의미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개별화라는 것은 여러 개의 개체를 분리해서 파악함을 의미하므로 복수의 개념과 밀접하다.‘들’이 없는 복수형도 그러한 의미에서는 개별화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그렇다면 무표 복수형에 존재하지 않는 ,‘들 ’복수형에만 존재하는 개별화가 무엇인가에 관한구체적인 주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개별화의 구체적인 실체로서 선행연구들은 개별화를 배분성과 관련시켜 논의했다.곽은주 (2003), 전영철 (2004)은 개체합과 집단을 도입하고 한국어의 무표 복수형과 ‘들’복수형은 모두 복수를 나타내지만 ,두 가지다른 종류의 대상 ,즉 집단과 개체합을 각각가리킨다고 주장했다.

(3) ㄱ.학생들이 각자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ㄴ.* 학생이 각자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ㄷ.엄마가 아이들에게 풍선을 하나씩 주었다.

ㄹ.*엄 마가 아이에게 풍선을 하나씩 주었다.

위의 예문에서 배분성을 표현하는 ‘각자’와‘씩’은 ‘들’ 복수형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들 ’복수형은 배분성과 관련된 개체합을 지시하고,무표 복수형은 배분성을 가질 수 없는 집단을지시한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범모(2007)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했다 . 우선 ,‘각자’와 ‘씩’이 ‘들 ’복수형과 함께 쓰이는 것이일반적이지만 이것은 하나의 경향성일 뿐이라는 점이다 .위의 문장들에서 무표 복수형이완전히 불가능하지 않은 것 같은데 ,명사 앞에 ‘우 리반’ ,‘자 기’ 같은 어휘를 추가하면 좀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4) ㄱ.우리반 학생들이 각자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ㄴ.? 우리반 학생이 ( 돌아가면서) 각자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ㄷ.엄마가 자기 아이들에게 풍선을 하나씩 주었다.

ㄹ.?엄마가 자기 아이에게 풍선을 하나씩주었다.

이렇게 무표형은 단수와 복수 모두를 나타낼 수 있으나 한정적 지정사인 ‘이 , 그 , 저’와결합하면 대개 단수로 해석된다 .여러 명의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그 학생’이라는 표현을쓰는 것은 이상하다.

(5) ㄱ.*그 학생이 각자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ㄴ.*엄마가 그 아이에게 풍선을 하나씩주었다.

무표형이 대개 단수로 해석되는 것이 화용적인 현상인 이상 ,맥락에 따라서 무표형이복수로 해석된다면 배분적 의미를 가진 ‘각자’와 ‘씩’의 표현도 자연스럽게 들릴 것이다 .즉‘엄 마가 ( 자기) 아이에게 풍선을 주었다’의‘아 이’가 복수를 나타낸다고 받아들이면 ‘엄마가 (자 기 ) 아이에게 풍선을 하나씩 주었다’도문제가 없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배분성은 복수성과 관련된것이고 ,무표형이 배분성을 나타내는 명시적요소인 ‘각 자 ’혹 은 ‘씩’과 같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표적 표현은 단수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들 ’복수형은 명백한 복수 표현이므로 배분성을 강요하는 형태소와공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배분성은무표 복수형과 ‘들 ’복수형의 의미 차이와는관련이 없다 .이러한 결론은 무표형이 명백한복수 의미로 쓰이는 경우에 배분적 해석이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게 한다.

‘들’의 배분성 문제를 논의하면서 배분성의이면인 집단성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즉‘들 ’복수형이 집단적 해석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 .‘들 ’복 수형이 ‘모이다 ’등 집단적 술어들과 함께 쓰일 수 있기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분명할 것이다.

(6) ㄱ.아이들이 모였다.

ㄴ.조상들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술의 정취를 [많 은 ] 사람들이 공감하게끔 만들고싶은 것이 두 사람의 첫 번째 욕심이다.

예문 (6) 에서 제시했듯이 ‘모이’거 나 ‘공감하’는 일은 집단적 술어이기에 ‘들 ’복수형은분명 집단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 술어와 함께 쓰일 수 있기에,‘많 은 사람’과 같은 무표 복수형도 집단적 술어와 함께 쓰일 수 있다.

(7) ㄱ.신문으로 최근의 중앙일보를 꼽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ㄴ.그 물건을 기차나 자동차 ,배나 비행기로 [많 은] 사람이 모여 드는 곳으로 싣고 간다.

위의 예문은 무표 복수형과 ‘들’ 복수형을집단성과 배분성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논증하였다 .즉 한국어의 복수에 관한 많은 논의가 ‘들’을 개별성과 관련시키고 개별성을 배분성과 명시적으로 혹은암묵적으로 동일시하여 왔으나 그것은 문제가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들’의 개별성자체에 관한 것은 아니며 , 다만 ‘들’의 개별성을 배분성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3.‘들’의 의미 기능

무표 복수형과 ‘들’ 복 수형의 관계 즉 의미차이를 살펴봄으로써 ‘들’의 의미 기능은 의미특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다음은 ‘들’의 의미 기능을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기본적인 의미 기능을 살펴보자.앞에서 ‘들’의 의미 특성을 개별성 혹은 개체성으로 파악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별성은 복수의개체들을 구별하여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것으로서 복수의 개체 전체를 구성한 개체들을 의식하지 않고 하나의 전체로 보는 것과구별된다 .그리고 대개 이러한 개별성을 집단성과 대립되는 배분성과 같은 것으로 파악하였는데 ,이렇게 개별성과 배분성을 동일시하는 관점에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집단적 술어 ,배분적 술어 ,집단성을 가진‘함께’와 같은 부사 , 배분성을 가진 ‘각자’와같은 부사 등의 쓰임으로 그 문장이 집단성이나 배분성을 가진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것은‘들’이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것에서만 의의를 찾을 수 있을 뿐 ,‘들’의 의미기능이 집합성과 관련되는지 ,개체성과 관련되는지를 판별하는 데에는 직접적인 도움을줄 수가 없다.

복수표지 ‘들’의 기본적인 의미 기능인 ‘복수성’은 집합성과 개체성으로 세분될 수 있다 .수량 표현이나 담화적인 상황이 없이 쓰인 ‘학생들이 왔다’의 ‘들’의 복수성은 집합성이라고 할 수 있다 .‘들’의 개체성은 ‘가족들이 외출을 했다’와 같이 집합성을 가지고 있는 명사가 개체성을 가질 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음악을 듣고 청중들이 감동했다’와 같이 감정을 나타내는 서술어가 쓰여 개체성이 확보될 수밖에 없다면 이때의‘청 중들’의 ‘들’은 개체성과 관련되긴 하지만전적으로 ‘들’의 의미 기능이 개체성이라고는말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서술어의 의미와관련 없이 ‘들’이 개체적인 의미를 가질 때‘들’의 의미 기능을 ‘개 체성’이 라고 할 수 있다.

‘들’은 집합성이 없는 명사에 집합성을 더해주고 ,집합성을 가지고 있는 명사가 개체성을가질 수 있도록 한다 . 즉 ,서술어의 의미와관계없이 ‘들’과 결합함으로써 명사에 집합적이거나 개체적인 의미를 추가하는 기능을 한다 .‘들’은 수량 표현이나 담화적인 상황으로복수를 표현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잉여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복수를 표시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들’의 의미 기능인 집합성은동시성과 관련되고 ,개체성은 시차성과 관련된다 . 특히 ,‘들’의 선행 요소가 명사가 아닌경우에는 단순히 집합성과 개체성이 아니라시차성으로 파악해야 할 경우가 존재한다.조사나 어미 등의 문법 요소의 뒤에 결합하는‘들’은 대상이나 행위의 복수성이 아니라 시차성이 있는 행위의 반복성을 의미하는 경우가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수표지 ‘들’은복수성을 가지면서 반복성의 기능도 가지고있다.

문법 요소와 결합한 ‘들’의 문제에 대해 최동주 (2000)는 부사나 조사 ,어미와 결합하는보조사로서의 ‘들’이 나타난 문장은 ‘들’의 위치에 상관없이 동일한 의미를 가지므로 ‘들’의출현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담화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 최형강 (2008)은 ‘들’의 출현이단순히 담화적인 것이 아니라 개별 문장의 의미를 위해 필수적인 것임을 다음과 같은 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 ㄱ.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교실에 가라고 말씀하셨다.

ㄴ.교장선생님이 학생에게들 교실에 가라고 말씀하셨다.

ㄷ.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들 교실에 가라고 말씀하셨다.

ㄹ.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들 교실에들가라고 말씀하셨다.

ㅁ.?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들 교실에들가라고들 말씀하셨다.

(8 ㄱ) 에서 명사와 직접 결합한 ‘학 생들’의‘들’은 대상의 복수, 집합성을 표현한다. ‘학생’은 집합성을 가진 명사가 아니므로 ‘들’과결합함으로써 집합성을 가진다 .조사에 후행하여 나타나는 (8ㄴ) 의 ‘학 생에게들’의 ‘들’이대상의 복수, 개체성을 표현한다. 그런데(8ㄴ)에서 ‘학생에게들’의 ‘들’은 시차성이 있는 반복을 의미할 수도 있다(2).학생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학생에게 시차를 두고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8ㄴ)은 한 학생에게 시차를 두고여러 번 이야기한 것을 의미할 수는 없다.‘학 생’에 대해 복수성이 먼저 적용되어야 하기때문이다 .(8ㄷ)에 서 ‘학 생들’의 ‘들’은 대상의복수 ,집합성을 표시한다 .‘에 게들’의 ‘들 ’역시 대상의 복수로서 개체성을 가진다.이때‘에 게들’의 ‘들 ’역시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시차적인 반복을 의미한다 .(8 ㄹ)에 서 ‘교실에들’의 ‘들 ’역 시 대상의 복수 ,개체성을 의미한다 .집에 가라고 ‘말하는 사건’에 서 ‘교실에들’이 반복을 의미하기는 어렵지만 ,‘들’의출현으로 개체성이 강조되었기에 각기 다른교실일 가능성이 (8ㄷ)보다는 크다고 할 수있다 .(8ㅁ)에 서 ‘가 라고들’의 ‘들’은 동시적인복수가 아니라 시차성이 있는 반복일 가능성이 크다. 시차를 두고 ‘교실에들 가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문법적인 요소에 ‘들’이 결합하면개체성의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들’의 복수성 중 개체성은 시차적인 반복으로 확대·변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 .문법적인 요소에 결합한 ‘들’의 경우라도 일차적으로는 복수성의 의미로 해석하고 ,복수성의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면 복수성의 의미가 확대·변화된반복성의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역으로명사와 결합한 ‘들’이라도 일차적인 복수성으로 해석할 수 없다면 이차적인 반복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 다만 , 명사에 ‘들’이 직접 결합하는 경우에는 ‘집 합성’의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고 ,조사나 어미의 뒤에 결합하는 경우에는 ‘개 체성’의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지적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 이러한 ‘개체성’에 시차성이 주어진다면‘반 복성’의 의미 기능을 쉽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등에 결합하는 ‘들’이 반복성으로 해석되는 데에는 주어가 복수일 필요가 없다.오히려 주어가 ‘들’이 결합되지 않은 단수이고부사격 조사나 어미에 복수표지 ‘들’이 결합한경우에 ‘들’이 시차성이 있는 반복을 의미하게된다 .즉 단수인 주어가 부사어나 서술어와관련된 사건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게 될 때 복수표지 ‘들’이 부사격 조사나 어미와 결합하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어가 복수 대상인 경우에는 부사격 조사 등과 결합한 ‘들’이 시차성이 있는 반복이 아니라 동시적인 복수를 의미할 수 있으므로 전적으로 문법 요소와 결합하는 ‘들’이 반복을 의미한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복수표지 ‘들’은 참여자의 복수성이나사건의 반복성이 문제될 때에는 유표적으로나타날 수 있으나 어떤 대상의 복수성만을 위해서는 유표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대상의복수성을 위해서는 수량 표현이나 담화적인상황이 개입될 여지가 더 많기 때문이다.‘많은 학생이 있다’와 같이 ‘많 은’이라는 수량 표현에 의해 복수성이 확인된 경우에는 ‘들’이필수적으로 드러날 필요가 없다 . 그러나 ‘학생들이 왔다’에 서의 ‘들’이 잉여적이라고 할수는 없다 .수량 표현이나 담화적인 상황이배제된다면 ‘학 생’의 복수성을 확보할 유일한방법은 ‘들’이 되기 때문이다.

4.‘들’의 문법 범주

복수표지 ‘들’에 대하여 주로 명사, 접미사,보조사 등으로 보는 등 견해가 있다 .우선 기존 연구에서 분류한 문법범주를 살펴보자.

최현배 (1937)는 명사에 붙어서 독립적 품사 자격을 갖지 못하는 것은 접미사로 보고,다른 품사에 붙어 쓰이지 못하고 독립적으로쓰이는 ‘들’은 명사로 보았다 . 고영근(1989)은 체언과 ‘들 ’사이에서 다른 요소의 삽입 가능여부에 따라 접사 ‘들’과 보조사 ‘들’을 나누어 보았다 . 서정수 (1996)는 전통 문법의의미 위주의 품사 설정을 기능 위주의 범주구분으로 새로이 설정할 것을 주장하면서 문장 구성 요소를 크게 어휘 범주와 문법 범주로 나누었다 .어휘 범주에는 체언 , 용언 ,수식어 및 독립어와 같이 실질적 의미를 지닌 낱말 형태들이 속하고 ,문법 범주에는 종래의조사나 어미 및 선어말 어미 등이 속한다.기존에 보조사 ,특수조사로 부르던 것들을 한정사로 재분류하면서 ,‘들’을 한정사로 처리하였다 . 임홍빈 (1998)은 기존의 ‘파 생’이란 본질적으로 형태론적인 개념이나 ,한국어에는 형태론적인 파생의 개념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접미사적인 요소가 존재한다고 보았다.형태적 파생이라는 것을 접사적인 요소가 형태소나 단어에 연결되어 또 다른 단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때 ,통사적 구성 뒤에연결되는 구성을 ‘통사적 파생’이라 부르고,그 관련 접미사적인 요소들을 ‘통사적 파생의접미사’라고 불렀다.(3)임홍빈은 ‘들’의 선행요소는 N이 아닌 NP 이며 ,‘열 심히들’과 같이‘들’이 바로 앞에 오는 성분 외의 다른 성분의복수성과 관련하는 것은 형태적 파생의 범주에는 들지 못하며 이는 통사적 파생의 범주에속한다고 보았다.

구본관 (1999)은 ‘들’이 어기로 구를 가지며,선행 요소와 결합하여 새로운 어휘를 만들지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들’을 파생접미사에서 제외하고 ,통사 구성 요소로 보았다 .최형강 (2005)은 부사나 어말어미와 결합하는‘들’이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거나 어기의 통사범주를 바꾸는 데 관여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여 보조사로 보았다 . 오성애 (2009)는 파생접사의 판별 기준을 제시하여 그 기준에 근거하여 ‘들’과 파생접사와의 모순을 도출하여 복수표지 ‘들’은 명사가 아닌 부사 , 조사 ,어미 등형태소와 자유롭게 결합하기에 복수의 의미를더해주는 역할을 하여 ‘들’을 보조사로 보는것이 합당하다고 했다.

위의 서술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연구에서는 ‘들’을 크게 의존명사 , 접미사 ,보조사등으로 다루었다 . 이는 ‘들’이 비록 의미상으로는 공통적으로 복수를 의미하나 ,그 분포와쓰임이 달라 동일 범주로 처리하지 않고 현대한국어에서는 각기 다른 범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들’의 범주에 대하여 그 동안 많은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었으나아직 그 범주에 대한 일치한 견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전에서는 ‘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있다.(4)

① 같은 무리에 속하는 것들을 열거한 다음에쓰이어 (그 와 같이) 여러 가지.

배, 감, 포도들이 많다 / 김씨, 이씨, 박씨들……

② 단·복수 대명사 뒤에 붙어 여럿임을 나타냄.

당신들 , 자네들 , 너희들 , 우리들……

③ 명사(구 )뒤에 붙어 여럿임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냄.

사람들 , 할 일들……

④ 부사나 용언의 활용꼴 뒤에 붙어 그 행위의 주체가 여럿임을 나타냄.

어서들 오세요 ,아직 자고들 있네 ,앉으세요들……

대부분의 사전에서 ①은 의존명사로, ②, ③,④는 접미사로 처리하고 있다 .몇몇 사전에서④를 보조사로 처리하기도 하는데 , 이는 ‘들’이 어휘성과 문법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서그 경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자면 ①은 ‘들’이 나열 명사구 뒤에 결합하여 그 분포와 쓰임이 의존명사 ‘等’과 흡사하므로 현대 한국어에서 의존명사로 논의되고 있다.‘等’을 의존명사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단음절 한자어’이면서 홀로 자립하여 쓰일 수 없기 때문이다 . ‘等’이 기타 한자 접미사로 처리되는 ‘-적’이 나 ‘-화 ’와 구별되는 것은 관형어를 선행 성분으로 갖는다는 것이다 . 그러나 ‘들’은이와 달리 관형어를 취할 수도 없다.②,③의 예에서 ‘들’은 기존의 연구에서 접미사로처리하던 것이다 . 이는 ‘들 ’앞에 어떠한 조사의 삽입도 허용하지 않으며 ,뒤에 격조사나특수조사와 자유롭게 통합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들’은 어근이나 낱말에 붙는 형태론 적인 요소가 아니고 ,구 성분에 덧붙는 구문론적인 요소이다 .이는 접미사가 낱말을 이루는내부적 요소라는 점에 어긋난다 . 또한 ‘너희들’과 같이 복수 대명사에 다시 ‘들’이 첨가되는 것은 새로운 어휘의 파생을 가져왔다고 보기 어렵다.

(9) ㄱ.너희들은 항상 서로 싸우는구나.

ㄴ.너희는 항상 서로 싸우는구나.

ㅁ.* 너는 항상 서로 싸우는구나.

(9 ㄴ) 에서 보는 바와 같이 2인칭 대명사의대표형인 ‘너’의 복수형은 ‘너 희’이 다 .이 접미사 ‘희’는 대명사에서도 ‘저’와 ‘너 ’두 단어에만 연결되어 ‘저희’와 ‘너희’를 이루는데 그칠정도로 그 분포가 제한적이다 .이때의 단수와복수의 대립은 분명하여 (9ㅁ)의 문장은 성립할 수 없음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9ㄱ ,ㄴ)의 ‘너 희들’과 ‘너 희’에 서는 ‘들’이 의미적 보충을 가해주기는 하나 새로운 어휘를 파생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때의‘들’도 단순히 접미사로 처리하기에는 무리가있음을 알 수 있다.

①~④의 ‘들’이 모두 명사구의 복수화와 관련되므로 ,이를 다른 범주로 처리하지 않고하나의 범주로 보고자 한다 .‘들’은 그 선행어로 명사( 구 ), 부사 ,어미 뒤에 모두 올 수 있는데 ,이는 보조사가 올 수 있는 자리이다.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첫째 ,구문론적인요소라는 관점에서 둘째 ,다양한 선행어에 두루 덧붙어 쓰이는 외부적인 첨가 요소라는 점에서 셋째 ,여러 가지 후치사구에 덧붙어 의미를 제약한다는 점에서 ,‘들’을 보조사로 보고자 한다.

5.결론

한국어 복수표지 ‘들’은 명사와 결합할 수도있고 부사어나 어미 등 다른 문법 요소와도결합할 수 있으며 결합하는 대상과 보는 시각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이에 대해 그 동안 아주 많은 논쟁들이 이어져왔는데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 현실이다.

본고에서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어의복수표지와 복수화 문제를 총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들’의 전반적인 모습을 재인식하고 복수표지 ‘들’이 가지는 특성을 재규명하고자 하였다 . 이에 2장 에서는 ‘들’이 붙는 명사형 즉‘들’ 복수형과 한국어에서 자주 출현하는 무표복수형이 나타나는 의미적 차이를 살펴보았고3장에서는 이런 의미적 차이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들’의 의미 특성을 밝혀냈으며4장에서는 ‘들’의 문법 범주를 규명하였다.

주석

*本研究得到扬州大学教学改革研究项目(YZUJX 2016— 26C) 资助。

(1)예문은 최동주( 2000)에 서 인용한 것이다.

(2)최형강 (2005:272)은 어미와 결합한 ‘들’은동시적인 사건에서 참여자만 복수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시차(时差)가 있는 사건이반복적으로 일어났음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밝혔다.

(3)여기에서 말하는 통사적 파생접사에는 기존의 모든 조사나 어미들이 포함된다.

(4)『우리말 큰사전』 (1991) 에서는 ‘들’을 조사로 처리하고 있는 반면,『연세 한국어사전』(1999),『새국어사전』(1999),『동아 새국어사전』 (1999)들 에서는 ‘들’을 의존명사와 접

미사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참고문헌

[1]강범모,「복수성과 복수표지 :‘들’을 중심으로’」, 『언어학』,2007.

[2]고영근,『국어형태론 연구』,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1989.

[3]김영희,「복수표지 ‘들’의 문법」,『문법연구3』,1986.

[4]백미현,「한국어 복수 의미 연구」,『담화와인지 9권』,2002.

[5]서정수,『국어문법』, 한양대학교 출판부,1996.

[6]임홍빈,「복수성과 복수화」,『한국학논총 2』,1998.

[7]임홍빈,「복수표지 ‘들’과 사건성」,『애산학보』,2000.

[8]오성애,『조선어 복수표지 ‘-들 ’에 대하여』,길림성민족사무위원회,2009.

[9]옥정미,「현대 국어 복수표지 ‘들’의 연구」아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2000.

[10]송철의,『국어의 파생어형성 연구』,서울:태학사,1992.

[11]전영철,「한국어의 복수성과 총칭성/한정성」,『언어와 정보 8』,2004.

[12]정상희,「복수표현의 복수성과 화용적 의미’,『한국어 의미학』,2016.

[13]정혜,「한국어 복수표지 ‘들’에 대하여」,『한국중원언어학회 학회발표회 자료집』,2010.

[14]최동주,「‘들’ 삽 입 현상에 대한 고찰」, 『국어학 35』,2000.

[15]최미경,「복수표지 ‘들’의 범주」,『典农语文硏究 15~ 16』,2004.

[16]최형강,「복수와 반복」,『한국어 의미학』,2008.

猜你喜欢

扬州资助大学
“留白”是个大学问
高校资助育人成效的提升路径分析
《大学》
48岁的她,跨越千里再读大学
我那水蛇腰的扬州
“隐形资助”低调又暖心
扬州的夏日
大学求学的遗憾
一曲《扬州慢》,尽道《黍离》之悲
扬州的秋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