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竹山｜ 扬州大学｜

1.서론

부사의 일반적인 기능은 용언이나 부사,또는 절 ,문장 등을 수식하는 것이지만 한국어에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들이 존재한다.체언은 관형사라는 문법 범주가 수식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일부 부사들이 체언을 수식하고 있다 .부사의 체언 수식 기능은 부사의 범주적 정체성에 대하여 회의를 품게 한다 .관형성이란 곧 ‘체언 수식성’을 뜻하고 부사성이란 곧 ‘용언 수식성’과 ‘부 사 수식성’을뜻한다고 볼 경우 ,부사의 체언 수식은 부사성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물론 하나의형태가 ‘명 사’나 ‘부 사’로 쓰이고 ,‘감 탄사’나‘부 사’로 쓰이는 등 품사를 통용하는 경우는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만약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를 관형사로 본다면 이들은 부사에서 전성된 것이 아니면 같은 형태가 부사와관형사로 통용되는가 하는 문제도 나타난다.또한 학교문법에서는 ‘겨 우 , 바로 , 특히 , 곧,오직 , 다만 , 단지 ’ 등 부사가 용언을 수식하는것이 일반적이지만 체언을 수식하는 기능도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1)이는 부사의체언 수식 기능은 특수한 것이며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 이런 경우 체언은‘수량 , 위치, 정도’를 나타낸다는 특징도 보인다 .그런데 부사의 체언 수식 기능은 예외적인 현상으로 처리해도 문제점을 초래한다.우선 체언 수식 부사의 수가 30여 개에 불과한관형사의 수를 훌쩍 초과하는 것이다.다음으로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가 정도부사로만 한정되지 않고 또한 부사가 수식하는 체언도‘수 량, 위치 , 정도’의 의미를 가진 명사로만 한정되지 않는다.(2)따라서 본고에서는 체언을수식하는 부사를 관형사로 새롭게 해석하기보다는 부사로 그대로 두고 ,왜 부사가 체언을수식하게 되는지를 해명해 보려고 한다.

본고에서는 한국어에서 기본적으로 부사로기능하던 이런 형태들이 체언을 수식하게 된형성 조건을 살펴보고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이들을 의미론적으로 분류하고 그 의미 자질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체언 수식 부사의 형성조건과 유형

부사는 문장 내에서 동사나 형용사와 같은용언을 수식하거나 관형사나 부사 ,또는 문장전체를 수식 대상으로 하며 그것들의 서술 내용이나 정도를 한정하는 수식어라고 정의하고있다.(3)명사나 명사구는 관형사가 그 수식을담당하는 범주인데 일부 부사들이 체언을 수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래 부사가 체언을 수식하는 조건에 대해 살펴보겠다.

2.1 부사의 의미 자질

우선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들의 의미 자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1)가.그는 아주 안성맞춤의 지휘관일세.

나 .이 집에 이사 온 지도 거의3년이 되어 갔다.

다. 그 집은 가장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라. 청소년의 미래가 바로 나라의 미래이다.

(1) 에서 (1가) 의 ‘아주’는 ‘보통 정도보다훨씬 더 넘어선 상태로 ’,(1나 )의 ‘거 의’는 ‘어느 한도에 매우 가까운 정도로 ’,(1다 )의 ‘가장’은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 ’,(1라 )의 ‘바 로’는 ‘다름이 아니라곧’의 의미를 나타낸다 .이러한 어휘 의미는세부적으로는 각각 차이를 지니지만 이 중 서로 의미가 가까운 단어들을 유형화해 보면,‘정 도성’의 차이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문장의 의미나 맥락과 무관하게어휘 의미 자체에서 이미 ‘정 도성’이라는 공통자질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가 . 그는 (아 주 ／매 우 ／너 무 ／ ?몹시(4)/엄청／ 꽤 … ) 부자이다.

나. 그는 ?(조 금／ 약 간／ 별 로／ 덜 …) 부자이다.

예문( 2) 에서 정도부사가 명사 ‘부 자’를 수식하고 있다 .(2가 )는 정도성이 비교적 높은정도부사들로 체언과의 결합이 문법적이지만(2나 )는 정도성이 비교적 낮은 정도부사들로체언과의 결합이 비문법적인 것으로 보인다.이는 정도성이 강한 부사가 체언을 수식할 때그 체언의 내재적 의미 (돈이 많은 사람)를 뚜렷하게 강조하지만 정도성이 낮은 부사들은그 체언의 내재적 의미를 뚜렷하게 강조하지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의 화용적 기능의 하나이다.

(3)가.여기는 벌써 봄이지만 북쪽은 아직도겨울이다.

나.그는 이미 여든이 넘었는데 몸은 아직도 튼튼하다.

다 .오래지 않아 곧 여름방학이다.

라.그는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예문( 3)의 부사들은 모두 시간적인 의미를나타내는 시간부사들이다. (3가) 의 ‘벌 써’는 ‘예상보다 빠르게’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3나 )의 ‘이미’는 ‘다 지나간 사실을 서술하는 ’ 의미를 나타내며 (3다)의 ‘곧’은 ‘시간적으로 머지않아’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3라)의 ‘지금’은 ‘말하는 바로 이때에’라는 의미를 나타내고있다 .이들은 모두 지나간 시간 ,현재의 시간,미래의 시간 등의 ‘시 간성’이라는 공통 자질을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가.음식이 고작 밥에 김치가 전부냐?

나.그것은 한낱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다.실력이 겨우 이 정도밖에 안되니?

라. 내게 있는 것은 다만 동전 한닢 뿐이다.

또한 예문( 4)의 부사들은 양태적인 의미를나타내는 것을 기본기능으로 하고 있다.(4가)의 ‘고작’은 ‘기껏 따져 보거나 헤아려 보아야 ’,(4나 )의 ‘한 낱’은 ‘기껏해야 대단한 것 없이 다만 ’,(4다 ) 의 ‘겨 우’는 ‘기 껏해야 고작’,(4라) 의 ‘다만’은 ‘다 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의 양태적 의미를 나타낸다 . 따라서 (4)의‘고작, 한낱, 겨우, 다만’ 등 체언 수식 부사를‘양 태성 ’유 형으로 분류할 것이다.

또한 이금희 (2013)도 각 단어들을 양태적의미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 예를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 1>수량／ 위치／ 상태／ 한정의 정도성

< 표 1>은 ‘체 언 수식 부사’에 양태성을 부여한 것으로 각 목록과 양태적 의미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양태성을 수반하는 정도에서이질적인 목록을 동질적인 분류로 분석하는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 즉 , 수량의 정도성,위치의 정도성 ,상태의 정도성 ,한정의 정도성으로 분류하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체언 수식 부사’가 양태성을 지니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의 논의에서와 같이이러한 양태성을 결정하는 것이 해당 부사인지 ,아니면 이를 후행하는 피수식어인지 ,혹은 이들을 통합하는 분포 정보인지에 대한 일관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체언을 수식할 수 있는 부사들은 주로 정도성을 나타내는 부사 ,시간성을 나타내는 부사와 양태성을 나타내는 부사들이다.

2.2 체언의 의미 자질

다음으로 ,부사의 수식을 받는 체언의 의미자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5)가.그는 아주 부자이다.

나.그녀는 꽤 미인이다.

다. 우리 집의 바로 앞에 슈퍼가 있다.

라. 운동장의 가장 가운데 놓은 것이 좋다.

예문( 5) 에서 부사 ‘아주, 꽤, 바로, 가장’ 등은 ‘부 자 , 미인 , 슈퍼 , 가운데 ’ 등 명사를 수식해 주고 있다 .(5가 , 나)에 서 부사는 ‘부 자,미인’과 같은 보통명사를 수식하기도 하고(5다 ,라)에 서 부사는 ‘앞 , 가운데’와 같은 방위명사를 수식하기도 한다.

그런데 부사가 체언을 수식할 수 있는 것은후행하는 체언과 의미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을가져야만 가능하다.

(6)가 .서울에는 부자가[[아주] 많다].

가`.서울에는 [아주[부자가 많다]].

가``.서울에는 [[아주 부자]가 많다].

나 .그 철수가 옆에[바로[ 있다]].

나 `. 그 철수가[바로[ 옆에 있다]].

나``.그 철수가 [[바로 옆]에 있다].

(6가, 나) 의 부사 ‘아주, 바로’는 서술어 바로 앞에서 수식해 주는 성분부사들인데 이들은 (6가 `,나 `)처럼 ‘부 자가 많다 , 옆에 있다’의 구에 선행될 경우 서술어구를 수식할 수도있다 .그런데 부사가 후행하는 서술어구를 수식할 수도 있지만 재구조화를 일으켜 (6가``,나 ``)처 럼 바로 뒤에 있는 ‘부자 ,옆’을 수식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재구조화를 일으키는 기제는 후행하는 명사의 의미에 ‘정 도성’이라는 의미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아주부자’의 ‘부 자’는 ‘돈 이 많은 사람’이란 뜻으로명사 ‘부 자’에는 정도성을 따질 수 있는 의미자질이 포함되어 있다 .즉 ‘부자’라는 단어에는 ‘아 주’의 수식을 받을 수 있는 [+정 도성]의 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다.(5)‘바 로’는 ‘시간상의 거리감이 없음’을 나타내는 부사이기 때문에 시간이나 공간의 거리감을 나타낼 수 있는 명사가 후행하게 되면 ‘바 로’와 재구조화를이룰 수 있다 .즉 이 부사는 위치를 나타내는명사인 앞 , 뒤 , 위 ,아래 등과 인접할 때 기준점으로부터 그 위치와의 거리감을 나타낼 수있기 때문에 재구조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부사가 명사에 선행하더라도 부사의수식을 받을 수 없는 명사( 의미 자질이 없는것) 가 오게 되면 재구조화가 일어나지 못한다.

(7)가. 그는 [돈 이[아주 많다]].

가`.그는 [아주[ 돈이 많다]].

가 ``.*그 는[[아주 돈]이 많다].

나 . 그는 [빵 을[바로 먹었다]].

나`.그는 [바로[빵을 먹었다]].

나 ``.*그 는[바로 빵]을 먹었다].

(7가, 나) 처럼 ‘아주, 바로’가 서술어구 앞으로 위치를 이동하더라도 수식하는 서술어구의 체언이 ‘빵, 돈’이 될 경우에는 (7가` , 나`)처럼 서술어구 전체를 수식할 수는 있지만(7가 ``,나 ``)처 럼 ‘아 주’가 ‘돈’이 나 ‘바 로’가‘빵’을 직접 수식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부사가 체언을 수식할 수 있는 것은부사가 구에 선행되고 체언과의 의미 관련성으로 재구조화가 일어나면서 형성된 것이다.그런데 이때 부사의 수식을 받을 수 있는 명사는 대부분 ‘+정 도성’을 가질 수 있는 체언이어야 한다.(6)

(8)가. 그는 음료수를 고작 하나만 샀다.

나. 한시간동안겨우한개만만들었다.

다 .이 회사에서 거의10 년 있었다.

라. 그 사건이 발생한 지가 이미3년이 지났다.

예문( 8) 에서 부사 ‘고작, 거의, 겨우, 이미’등은 ‘하 나 , 십 년 , 한 개 ,3년 ’ 등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를 수식하고 있다 .(8가 , 나)의부사 ‘고 작 , 겨우’는 ‘부 사+수사+ 만 ’의 형식으로 ‘-만 ’과 결합하여 그 수량이 아주 적음을나타낸다 .(8다 )에 서 부사 ‘거 의’는 ‘10년 ’을수식하면서 ‘10년 가까운 시간’이라는 의미를나타내고 있다. 즉 수량을 나타내는 체언 앞에 있을 때 그 수량을 한정하고 있다.(8라)에서 ‘이 미’는 ‘3년 ’을 수식하면서 ‘3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9)가 .이번 모임에 딱／꼭 그가 참가했으면좋겠다.

나 .다른 사람은 다 떠나도 다만 너라도남아 있어라.

다 .대학교 시절에 바로 영희가 너를 좋아한다고 했어.

라.철수는 오직 순희만 좋아한다.

예문( 9) 에서 부사 ‘딱 , 꼭 , 다만, 바로, 오직 ’등은 대명사 혹은 고유명사를 수식하고있다 .(9가 ,나) 에서 부사 ‘딱 ,꼭 , 다만’은 인칭대명사 ‘그 , 너’를 수식하고 (9다 , 라)에서부사 ‘바로 , 오직’은 고유명사 ‘영희 , 순희’를수식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부사가 정도성을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뒤의 명사를 ‘다른사람이 아닌 바로 그 명사라고 지정’하는 의미를 나타낸다.

(10)가.창밖에는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다.

나 .그 집 아들이 벌써 중학생이다.

다.곧 9시인데 차는 아직 오지 않는다.

라. 할아버지는 이미 일흔이 넘었지만 아

주 건강하다.

예문( 10) 에서 부사 ‘벌써, 곧, 이미’ 등은순서를 나타내는 명사 ‘봄 기운 , 중학생 ,9시 ,일흔 ’ 등을 수식하고 있다 .(10가 ) 에서 ‘봄기운’은 상대적으로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의 계절의 순서를 나타내고 (10나)에서 ‘중학생’은‘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의 순서를 나타내며 (10다 )에 서 ‘9시 ’는 ‘7시 ,8시 ,9시 ,10시 ,11시 ’ 등 시간의 순서를 나타내고(10라) 에서 ‘일흔’은 ‘예순, 일흔, 여든, 아흔’등 나이의 순서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경우시간을 나타내는 부사는 순서성을 지니고 있는 체언을 수식한다.

또한 ,남기심·고영근 (1993)은 체언 수식 부사를 후행하는 체언의 특성으로 ‘수량,위치,정도’ 등을 들고 있다 .수량이나 위치 ,정도는모두 어떠한 기준에 대한 정도성을 나타내는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에 의해민현식(2002)을 비롯한 많은 논의에서 이들을 ‘정도 관형사’라는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이수미·김 민국 (2009)은 이들 단어들을 ‘양태관형사’로 명명하면서 ,이와 같은 새로운관형사 범주가 필요한 이유는 이 유형은 ‘지시 , 수 , 성상 ’ 관형사의 어느 부류로도 분석할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새 신발’의 ‘새의 발화 내용 내부 요소인 ‘신 발’과 관련되는것이고 이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나타내는 것인 반면 ,‘고 작 신발’의 ‘고 작’은 ‘신 발’에 대한인식을 바탕으로 ‘하 찮음’이라는 화자의 판단을 표현하는 의미라는 관점이다.이규호(2008)도 특정 ‘체언 수식 부사’들의 특성을 ‘놀 라움,불만족 , 확실함 , 불확실함’이라는 양태성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11)가 .바구니에 배추가 겨우 하나 있었다.

나.철수는 바로 뒤에 앉았다.

다 .그 사람은 아주 부자이다.

라 .무너져 버린 요새는 이제 한낱 돌무

더기에 불과하게 되었다.

(11)은 체언 수식 부사의 유형들을 그 수식을 받는 피수식어에 따라 분류한 것인데(11가 )의 ‘겨우’는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를수식하는 부사이고 (11나 )의 ‘바로’는 위치를나타내는 명사를 수식하는 부사이며 (11다)의 ‘아 주’는 정도성을 지니는 명사를 수식하는부사이고 (11라 )의 ‘한낱’은 양태성을 지니는체언을 수식하는 부사이다.

상술한 체언 수식 부사에서 체언의 정도성,순서성 ,지정성 등의 의미 자질들이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양태성은 명제에 대한 화자의주관적 태도로 내재된 의미 자질이기 때문에표면적으로 그 관련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정도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문맥에서 나타내는 의미 자질에 따라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를 분류하면 주로 정도성을 나타내는 부사 ,시간성을 나타내는 부사 ,양태성을 나타내는 부사 등이 있다 .또한부사의 수식을 받는 체언을 살펴보면,정도성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는 체언 ,양태성 의미자질을 가지고 있는 체언 ,순서성 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는 체언 ,지정성 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는 체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표 2>체언 수식 부사의 유형

상술한 내용을 정리하면 ,체언을 수식하는부사는 정도성을 나타내는 정도부사와 양태성을 나타내는 양태부사 ,그리고 시간성을 나타내는 시간부사들이 정도성 , 양태성 , 순서성,지정성의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명 사구)들과결합할 때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3.체언 수식 부사의 의미적 특성

체언 수식 부사도 일반 부사들이 수식을 받는 피수식어의 종류에 따라 분류(성 분부사,문장부사)되거나 수식을 하는 부사의 의미 기능에 따라 분류(시 간부사 , 정도부사 ,양태부사 ,성상부사 등 )되는 것처럼 일관된 분류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고에서는 체언 수식 부사의 경우 전자를기준으로 ‘정도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양태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순서성 의미 자질을 가진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 그리고 ‘지정성 의미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등으로 분류하였다.(7)

첫째 ,정도성을 지니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를 또다시 ‘정도성을 지니는 명사를 수식하는 부사’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를 수식하는부사 ’,‘위치를 나타내는 명사를 수식하는 부사 ’등 세 가지로 하위분류하였다.

(12)가.오늘 아주 부잣집에서 중매가 들어

왔다나 봐.

나 .너무 부자도 너무 가난뱅이도 결혼상대자로는 부담스럽다.

다.겨우 돈 몇 푼 얻자고 이 고생을 했단 말인가?

라.고작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라고 대학에 보냈니?

마 .나라가 망한 지금 이 나라의 화폐는한갓 휴지 조각일 뿐이다.

바 .무너진 요새는 한낱 돌무더기에 불과하였다.

(12가～ 나)의 ‘아 주, 너무’는 후행하는 체언을 수식하면서 피수식어인 체언이 기준 이상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아 주 부잣집’은 일반적인 ‘부 잣집’이 아닌 그 이상의 부잣집을 의미하고 ‘너 무 부자 , 너무 가난뱅이’도부사 ‘너무’로 ‘부자 , 가난뱅이’의 정도를 나타낸다 .(12다 ～바)의 ‘겨 우 , 고작 , 한갓 , 한낱’은 기준 이하의 대상을 수식할 때 쓰는 부사들이다 .‘겨 우 , 고작’은 기준 이하의 대상을나타내기 때문에 화자가 느낌은 ‘아주 하찮음’이나 ‘볼 품없음 ’ 등의 양태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한 갓’은 ‘헛 된(쓸 모없는 )’의 의미를 나타내고 ‘한낱’은 ‘보 잘 것 없는’의 양태적 의미를 나타낸다.

(13)가 .사상자가 무려 백만 명이 넘어서야

그 전쟁은 끝이 났다.

나 .이 집에 이사 온 지도 거의3년이되어 간다.

다 .하루 동안 겨우 세 개 만들었다.

라.화재의 피해액이 대략1억이 넘는다.

(13가～ 라)의 ‘무 려, 거의, 겨우, 대략’은 후행하는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를 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3나 ,다)의 ‘거의 , 겨우’는 수량을 나타내는 체언 앞에 있을 때는 그수량을 한정하는 의미이지만 서술어 앞에 오게 되면 서술어를 수식하게 된다 .(13나 )의‘거 의’는 ‘3 년’을 수식하면서 ‘3년 가까운 시간’이란 의미를 나타내고 (13다 )의 ‘겨우’도‘세 개’를 수식할 때는 ‘아 주 적은 수’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13라 )의 ‘대 략’은 ‘1억 ’을 수식하며 그 숫자가 추정치임을 나타낸다.

(14)가.아주 옛날을 생각해 봐 ,이 정도도감지덕지지.

나.너무 앞자리에서는 잘 안 보인다.

다.과녁의 가장 가운데를 맞춰 10점을받았다.

라.바로 뒤에 앉다.

(14) 의 부사 ‘아주, 너무, 가장, 바로’ 등은위치를 나타내는 명사를 수식하고 있다.(14나 ,다 ,라)에 서 부사 ‘너무 , 가장 , 바로’는 장소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앞 , 가운데 , 뒤’를수식하여 그 위치가 높고 낮음 ,일치함의 정도성을 나타내고 (14가 )의 부사 ‘아 주’는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옛 날 ’등을 수식하여그 시간의 먼 정도를 나타낸다.

둘째 ,양태성을 갖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15)가 .그런 사람은 딱 질색이다.

나.그는 오직 공부에만 열중한다.

다 .그 서점은 일요일엔 꼭 문을 닫는다.

라 .내게 있는 것은 다만 동전 한닢 뿐이다.

(15가～ 라) 의 ‘딱, 오직, 꼭, 다만’은 모두후행하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로 (15가 )의‘딱’은 ‘몹 시 싫거나 언짢은 모양’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15나)의 ‘오 직’은 ‘여러 가지 가운데서 다른 것은 있을 수 없고 다만’이라는의미를 나타내며 (15다)의 ‘꼭’은 ‘조금도 어김없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15라 )의 ‘다만’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들은 모두 명제에 대한 화자의 주관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셋째 ,순서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16)가.어느새 벌써 추석이 되었다.

나 .새마을호가 정말 빠르네,벌써 대구이다.

다 .영수의 아버지는 이미 오십 고개를넘었다.

라.그는 지금 과장이지만 사장만큼 일을 한다.

예문( 16) 에서 부사 ‘벌써, 이미, 지금’ 등은순서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 ‘추 석 , 대구,오십 , 사장 ’등 을 수식하고 있다 .(16가 )에서부사 ‘벌써’는 명사 ‘추석’을 수식하고 있는데‘추석’은 ‘청명 , 단오 , 추석 ’ 등과 같이 명절의순서성을 띠고 있는 명사이다 .(16나 )에서 부사 ‘벌써’는 명사 ‘대구’를 수식하고 있는데‘대구’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과 같이지명을 나타내는 임시적 순서성을 가지고 있다 .(16다)에 서 부사 ‘이미’는 수사 ‘오십’을수식하고 있는데 ‘오십’은 ‘삼십 , 사십 , 오십,육십’과 같이 나이의 순서성을 가지고 있다.(16라) 에서 부사 ‘지금’은 명사 ‘과장’을 수식하고 있는데 ‘과장’은 ‘계장 , 과장 , 부장 , 사장’등과 같이 직위의 순서성을 가지고 있다.

넷째 ,지정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17)가.그는 오직 영희만 좋아한다.

나.바로 네가 그 사람이구나.

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단지 눈물만.

라.나는 다만 그를 만나고 싶다.

예문( 17) 에서 부사 ‘오직, 바로, 단지 , 다만’등은 고유명사거나 대명사인 ‘영 희 , 너 , 눈물,그 ’ 등을 수식하고 있다 .(17가 , 나)에서 부사‘오직, 바로’는 ‘다른 대상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라는 의미를 갖는 수식어를 한정할 때화자가 그 체언이 확실하다는 단정의 태도를나타낸다 .(17다 ,라)에 서 부사 ‘단지 , 다만’은 수식하는 대상을 단정하면서 ‘유 일함’의 의미를 나타낸다.

4.결론

본고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들이 출현하게된 원인을 밝히고 부사들을 의미에 따라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를 고찰해 보았다.부사의 체언 수식은 체언과 인접된 부사가 체언과의 의미 관련성으로 인해 수식과 피수식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모든 부사가 위치 이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사만 체언을 수식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체언들 중에도 부사의 수식을 받게 되는것이 한정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는 전체 부사 목록 중에 몇몇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들을 그것의 의미에 따라 분류해 보면 ,‘정도성 의미 자질을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양태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 ’,‘순서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그리고 ‘지정성 의미 자질을 가진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본고는 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들이 출현하게된 연유와 그 부사들이 의미에 따라 어떻게분류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였다.그러나체언을 수식하는 부사들의 목록이 아직 완벽하게 구성되지 못했고 이들을 분류한 의미 기준 또한 정밀하지 못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본고는 한중 체언 수식 부사의 대조를 위한 1차적 단계로 예문이거나 논리적인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을 것이다.

주석

(1)교육인적자원부 (2006： 142) 를 참조.

(2)이규호( 2008：5-6)는 정도성 부사도 아니고 이들의 수식을 받는 명사도 ‘수 량 , 위치,정도’의 뜻을 나타내지도 않는 예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가. 멀리 사막에서 온 선인장.

나. 거꾸로 검찰 ／스스로 학습법

다. 한낱 미물에 불과한 생(生)

(3)서정수( 1975： 767)를 참조.

(4)유춘희( 2006：65)는 ‘몹시’는 명사를 수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예문으로 ‘*그는몹시 부자이다 ／*그는 몹시 불량배다’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설명을 언급하지 않았다.또한 이금희( 2013：292-293)도 ‘몹시’에 관한 예문 ‘철수가 몹시 부자야’를 들었지만 ‘몹시’가 ‘부자’를 수식하는 것으로 봐야 하는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필자는 정도성이 높은 ‘몹 시’가 체언을 수식할 수 없는 이유는 ‘몹시’의 ‘더 할 수 없이 심하게’라는의미로 사람들이 원하는 상황이 아닌 [-긍정]적인 상황을 나타내는 것에 있지 않은가싶다.

(5)서정수( 1971：206)는 정도부사가 명시적 서술어를 수식하는 ‘매우 부자이다,꽤 멋쟁이다, 퍽 바보였다’와 같은 구성에서 정도부사가 수식할 수 있는 명사적 서술어는 ‘돈 많은사람(부자),멋있는 사람( 멋 쟁이) , 어리석은사람(바 보) ’처 럼 <상 태동사> +<명 사> 로 분해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6)이금희 (2013： 286-289)를 참조.

(7)이금희( 2013：298)는 체언 수식 부사를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를 수식하는 부사,위치를 나타내는 명사를 수식하는 부사, 정도성을지니는 명사를 수식하는 부사, 지시성을 갖는대명사를 수식하는 부사 등으로 나누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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